천사와 악마1 [42] 한국 사회의 단면, 공격과 폭력 내가 봉사하는 헌책방과 그 옆 국민은행(옛, 대보극장 자리) 사이에 구두 수선 가게가 하나 있다. 가게라고는 하지만 컨테이너 하나다. 그곳에서 주인과 그 친구 한 분이 함께 일하고 있다. 오늘날에야 헐고 헤진 구두를 누가 고쳐서 신겠는가. 예나지금이나 유행에 민감한 사람들은 철지난 구두도 죄다 버린다. 충분히 신을 수 있는 구두도 많다 싶으면, 대개 버리고 만다. 신발만 그런 것도 아니다. 옷가지며, 가방이며, 책이며, 심지어 먹을거리도 쉽게 버린다. 물건이 너무 흔한 까닭이다. 소비가 만능인 시대다. 소비가 있어야 생산되고, 그래야만 내수 경제가 돌아가는 것이다. 내게도 구두가 여럿 있다. 아내가 나를 위해 사준 것이다. 편안히 신을 수 있도록 사준 것이지만, 조금 헐렁한 것도 있다. 고쳐 신고 싶었다.. 2024. 11. 7.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