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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 알라딘, 중고책방계의 강자 이 제목에 따라 글쓰기를 시작하기 전에 밝혀둘 것이 몇 있다. 이 글은 글쓴이의 개인적 체험담이다. 직접 체험한 이 에피소드를 공유함으로써, 나와 같은 생각으로 소장햔 책을 판매하려는 여러 분들의 실속없는 수고를 사전에 방지하는데 목적이 있다. 어떤 것도 비방 또는 흑색선전 할 의도는 전혀 없다. 이 점을 명확히 하여 오독을 피하고자 한다.    이른바 인공지능 시대다. 몇 단어만 넣어도 꽤 좋은 글이 생성된다. 작가란 직업을 가진 사람들도 꽤 많은 것으로 안다. 그 작가들이 쓴 글은 어떨까. 대개 맛집 소개, 가볼만한 여행지 안내 류의 글들이다. 대형출판사들도 앞다투어 전자책 발행으로 방향을 옮겼다. 종이책이 아니라 구독하는 전자책, 블로그, 너튜버 등으로 지식을 얻는 것이다. 하여간 글을 청년들이 쓰.. 2024. 12. 21.
[54] 지금 이곳은, 지금 나는 이곳에 올라 온지도 사흘째다. 이곳도 춥다. 더 춥다. 단풍나무에 든 단풍까지 모두 떨어져 마른 잎, 고엽(枯葉)이 된지 오래된 듯 보인다. 그곳은 단풍나무 단풍만은 절정임을 보고 왔다. 이땅이 이리도 넖단 말인가 싶다. 겨울이 정말 싫다. 유년기에 겪은 악몽 같은 일들, 그 기억들 때문만은 아니다. 살점 거의 없는, 피골상접의 몸 때문만도 아니다. 찬 바람이 불고 추워질 때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그 증상들 때문이다. 이번에는 콧물과 기침까지 더해져 몸살난 것 같다. 31일짜리 적금을 빠짐없이 다 넣은 줄 알았다. 입금하고 보니까 나흘 남았고, 이곳에 온 날 입금하지 않은 걸 뒤늦게 알았다. 매일 꼭 해야 하는 일이 없는 처지가 되고 보니, 요일 감각부터 없어졌다. 매일 그날이 그날이다. 실수가 많다.. 2024. 12. 7.
[18] 차는 집이다 이른 아침 두류산, 자동차의 굉음 속에 많은 사람들이 있었다. 기구로 아침운동 하는 사람, 두터운 외투에 목도리를 감고 모자 쓰고 눈만 내놓고 장갑 킨 채 홀로 걷는 사람, 그 중에 내 나이 위아래쯤 되어 보이는데 도서관 입구에 가방 던져두고 문 열리기를 기다리는 사람들도 여럿 있었다. 한눈에 봐도 홈리스 같다. 며칠 전 봤던 매서운 시선의 사람들도 그럴 것이다. 저간의 사정은 모두 다를 것이다. 나를 보는 사람들도 날 그렇게 볼까. 어찌 보든 상관할 바 아니다. 그도 그랬던 것일까. 나는 자동차가 있다. 이곳에 아직 편한 내 집은 없다. 집[家/宅, house]이란 무엇인가 생각했다. 한자 모양을 봐서는 하늘에서 땅으로 내리는 비, 이슬, 서리, 눈을 막는 것, 곧 지붕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 2024. 12. 5.
[17] 영천 청통과 팔공산 사무실에서 아재를 만났다. 큰 동생부터 만났고 곧 들어온 작은 동생이 커피를 내려주었다. 따뜻한 커피 한 잔의 여유로 하루를 시작한 셈이다. 중국 출장에 감기 걸린 아재가 제일 늦게 왔다. 그간 평절공 실기, 문절공 문집 서문을 읽고 적으려 애썼다. 행서 글씨, 아는 글자가 반도 안 됐다. 곧 재미를 잃고 할배 서집 하나는 예스24에서, 도록 하나는 알라딘에서 스마트폰으로 주문하는 것으로 바꾸었다. 결제하기까지 이것저것 할 일이 많았다. 거듭 거듭하여 겨우 끝낼 수 있었다. 스마트폰을 스마트하게 사용하지 못한 것이다. 그 사이에 아재의 강권에 점심을 조금 먹었다. 요새는 사무실에서 식사한다고 했다. 아재와 단 둘이 문중얘기를 했다. 어제 할 말이 있다고 한 말들. 경주에 올 때 걸려온 할배 전화 얘.. 2024. 12.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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