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charset="UTF-8"> [26] 옷을 벗은 나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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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서(疾書): 거칠게 쓴 글

[26] 옷을 벗은 나무들

by I'mFreeman 2023. 11. 8.

"그 많던 잎들 누가 다 먹었나." / 이웃집 나무, 우리집 벛나무(오른쪽)

 

 

옷을 벗은 나무들[裸木], 잡초의 생명력

 

겨울에 들어서니 나무들마다 옷벗는다

꽃과 열매 떨군 지 오래되었고 이제는

붉디붉던 잎마저 털어 겨울준비가 한창이네

 

소나무 잣나무를 상록수(常綠樹)라고 누가 그랬나

푸르게 보일 뿐 천천 조금씩 낙엽되니

사람들 보고도 알아차리지 못할 뿐이네

 

땅에 엎드린 저 풀들은 서리맞지도 않는가

온갖 나무 색 달라져 다 떨어져도 이 풀만은

푸른빛깔 그대로네 누가 잡초(雜草)라 하겠는가

 

나흘만에 잎 다 떨군 단풍 나무, 아내가 모아놓은 낙엽, 그 옆의 잡초(?)

 

2023년 11월 8일(수)

ⓒ H.M. Han

 


[일기] 오늘 2023년 11월 8일, 절기로는 입동(立冬) 겨울에 들어서는 날이다. 오늘 "사람 기술"(people skill)을 주제로 글 하나 썼다. 딸도 왔고, 딸이 자호한 것을 한자로 적어 뜻풀이를 말로 해주었다. 어제부터 밖을 오가며, 비와 바람 불어 단풍나무, 소나무에서[가] 떨어진[떨군] 낙엽들을 봤다. 아내가 홀로 낙엽들을 쓸어 모아 놓은 것도 봤고, 나무 아래에 있는 잡초들도 보았다. 단풍나무 잎들 나흘만에 거진 다 떨어졌고, 누른 솔잎도 떨어졌다. 세한도에서 말하는 것처럼, 날이 추워져야 상록수가 늘 푸른 것이 아님을 알게 된다. 잔디밭 곳곳에 바짝 엎드려 있는 풀들은 세찬 바람, 찬 서리에도 푸르기만 하다. 그 강인한 생명력을 보며 그 정신을 배워야 함을 알았다. 잡초의 생명력으로 살아가야겠다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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