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charset="UTF-8"> [28] 호설(號說): "청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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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서(疾書): 거칠게 쓴 글

[28] 호설(號說): "청고"

by I'mFreeman 2023. 11. 10.

 

큰아들의 호설(號說)

 

일찍이 네 선생께 호를 받았으니, 청고(淸高)다. 맑고 높음, 그 뜻이 좋다. 다만, 호 풀이 글이 없음을 아쉽게 여겨 뒤늦게나마 호설(號說)을 짓는다. 호 지은이의 마음을 담아내지 못할까 염려된다. 호 주인의 마음에 흡족한 호설(號說)이 되기를 바랄 뿐이다.

 

淸(청)이란 맑음이요, 깨끗함이요, 밝음이다. 흐림이나 더럽혀짐이나 어둠이 있지 않음이다. 더러운 것을 맑음으로 바꿈, 어지런 것을 바로잡음을 이름이다. 맑은 물의 시원함과 상쾌함, 깨끗한 하늘의 밝음과 높음, 벌꿀의 달디단 맛을 배운다면, 곧고 반듯한 인격을 갖출 수 있을 것이다.

 

高(고)란 높음이요, 큼이요, 뛰어남이다. 낮음, 작음, 천함이 없는 것이다. 높은 산의 웅장함과 신비함, 하늘의 높음과 청명함, 새의 높이 남과 멀리 봄을 이름이다. 세상의 광활함에서 넓은 시야와 고매하고 고결한 인품을 얻어 갖춘다면, 비록 낮고, 작고, 천하고, 보잘것없는 지경에 처(處)하더라도, 마음의 뜻만은 저 높은 곳을 지향할 수 있을 것이다.

 

물이 (너무) 맑으면 큰 물고기가 없다[水無大魚(수청즉무어)], 산이 (너무) 높으면 골이 깊다[山谷深(산고곡심)]는 말이 있다. 경계의 말로 마음에 새겨둘 만하다. 

 

본시 너의 성품이 이러하다. 다만, 외물(外物)에 네 마음이 흔들리는 일이 없기를 바랄 뿐이다. "내 큰 아들, 맑은 마음과 높은 뜻을 품고 깨끗하고 곧게 살아라."
 

2023년 11월 10일(금)
애비가 짓다.
ⓒ H.M. H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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