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charset="UTF-8"> [47] 인공(人工)의 지능과 인간(人間)의 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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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서(疾書): 거칠게 쓴 글

[47] 인공(人工)의 지능과 인간(人間)의 지능

by I'mFreeman 2024. 11. 16.

인공지능(AI: artificial intelligence)이란 말이 인구(人口)에 널리 회자(膾炙)된 것은 아마도 프로 바둑기사 이세돌과  알파고의 세기적 대결 이후일 것이다. 2016년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란 이름으로 열린 대국에서, 인공지능 알파고가 1번 대국부터 3번 대국까지 내리 불계승을 거두었고, 마지막인 5번 대국에서도 불계승을 거둔 것이다. 이세돌은 4번째 대국에서만 알파고에 불계승을 거두었다. 알파고가 4대1로 대한민국 바둑 1인자인 이세돌에게 완승한 것이다. 이 결과는 국내·외적으로 엄청난 반향을 일으켰다. 개인적으로, 5차례 대국을 모두 지켜본 나는 엄청난 충격을 받았고 이세돌이 대한민국 기사라는 점과 그 세기적 대국이 이 땅(포시즌스호텔)에서 열렸다는 것이 그나마 위안이 되었다.
 
    서양 심리학(psychology)의 여러 분야 중에서 인지심리학(cognitive psychology)라고 하는 분야가 있다. 인간의 생각에 대한 과학적 연구를 중점적으로 햔다. 지난날 대학원에서 공부할 때, 나는 지적장애를 지닌 아동의 문제해결 능력과 그 특성을 일반 아동과 비교한 연구를 석사학위논문으로 제출하였다. 그렇기 때문에, 인지심리학 학술서와 논문을 비교적 많이 읽은 편이다. 당시에는, 오늘날과 달리 번역된 것이 거의 없어서 원문으로 읽고 우리말로 옮기는 고된 작업을 해야 했다.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인지심리학 분야의 전문 학술서적의 내용은 이러했다. 인지(cognition)의 학술적 정의와 역사를 기술하고, 각 세부 분야, 즉 지각, 주의집중, 기억, 언어 등에서부터 문제해결과 창의성에 이르
기까지 세부 내용을 검토하며, 인지심리학의 미래 등을 전망하는 것으로 마무리짓는 것이 보통이었다. 인지심리학 학술서 마지막 부분인 문제해결과 창의성에 관한 장에서 인공지능에 대한 사항을 간략히 언급하는 것으로 마무리하는 것이 보통이었다.

    최근의 인지심리학 학술서는 지난날과 크게 다를 것이다. 신경심리학 내용까지 포함하여 내용이 완전히 달라졌을 것이고, 또 그래야 할 것이다. 인공지능이 컴퓨터공학(computer science)의 산물이라 해도, 그 바탕에 철학, 인류학, 심리학 등의 인지과학(cognitive science)이 있다. 따라서 인지심리학 분야의 연구와 검토가 필요하며, 인접 관련 학문과의 학제적(interdisciplinary  접근이 필요하다.

    지금 인공지능은 하루가 멀다 하고 급변을 거듭하고 있다. 단어 몇만 넣으면, 인공지능이 사람이 쓴 글보다 더 멋진 글을  지어낸다. 법원 판결도 깔끔하게 요약해준다. 반도체도 시스템이나 메모리 반도체를 넘어 AI반도체 생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오늘날 우리는 알게 모르게 인공지능 시대를 살고 있다. 이런 편리함과 함께, 인공지능의 장래에 대한 우려와 걱정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옛 영화 <로보캅>이 보여준 것처럼, 인공지능과 로봇 사용에 따른 인간의 실존 또는 윤리 문제가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동아일보 11월 13일자 경제면(B1)에  인공지능 관련 기사가 헤드라인 기사가 실렸다. 리더십 분야의 세계적 석학인 프랑스 인사이드 경영대학원 케츠 드 브리스 교수와의 인터뷰 기사다. 그는 인공시대에 대한 공포가 만연해 있다고 하지만, 리더가 갖추어야 할 핵심 자질은 변치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는 변화에 빠르게 적응하면서 다문화 다인종을 포용하고 거대 제국을 일군 칭기즈  칸의 개방적 리더십이 오늘날에도 귀감이 된다고 만한다. 이른바 '칭기스칸 7C 리더십'이 인공지능 시대에도 불변하다는 것이다.

    7C란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복잡성(complexity) 시대에 이에 대응할 수 있는 능력과 용기(courage)와 자신감(confidence), 비판적 사고(critical thinking), 주변 사람들에 대한 공감(compassion), 일에 대한 깊은 관심(care), 소통(communication)을 말한다. 이런 능력은 경영학에서 말하는 people skills와 직접 관련된다. 조직의 리더만이 아니라, 모든 사람에게 필요한 능력이다. 특히 인공지능 시대에 주체적으로 살고자 한다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이런 능력 또는 기술의 중요성은 글로벌 기업의 최고경영자(CEO) 대상 IBM의 연구, 그리고 경영학 분야의 전문지 포브스(Forbes) 기사 등에서 이미 꾸준히 제기되었다. 문제는 어떻게 이런 능력을 갖춘 유능한 사람이 될 수 있느냐다. 사과를 통채로 먹기보다 칼로 알맞은 크기로 잘라 먹듯이, 이런 능력도 과업분석하여 조금씩 길러가야 한다. 집에서도 학교에서도 그렇게 가르쳐야 한다. 그 전에 이런 기술을 교사 등에게 가르칠 전문가를 양성하는 일이 시급하다.

    이런 점에서 보면, 인공지능의 시대에는, 지금까지와 다른 인간의 지능이 필요하다. 미국의 가드너(H. Gardener) 교수가 복합지능론(multiple intelligences)에서 말한 것처럼, 언어 지능과 논리수학 지능을 넘어, 개인내 지능과 개인간 지능이 실로 중요한 시대가 된 것이다. 골만(D. Goleman)의 감성지능(EQ)와 도덕지능(moral intelligence) 그리고 스턴버그(R. Sternberg)의 삼두지능이론(triarchic theory of intelligence) 또한 주목해야 한다. 이를 바탕으로 이 시대에 지혜롭게 대처하는데 필요한 학교교육의 개혁방안을 모색하여야 한다. 각계 전문가의 집단지능(group intelligence)을 모아야 할 때가 바로 눈앞에 와 있는 것이다.

 

2024년 11월 16일(토)
ⓒ  H.M. H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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