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100 [21] 말과 글: 동서(東書)의 차이 부제: 한국인이 영어를 말로 잘하지 못하는 까닭 텔레비전을 보면, 신기한 것이 있다. 외국인이 출연한 프로그램에서다. 그 사람이 미국에서 온 사람이든, 영국에서 온 사람이든, 독일에서 온 사람이든, 그 외국인들이 우리'말'을 너무 잘하는 것이다. 정말 잘한다. 사투리까지도 말로 잘도 한다. 어떤 사람은 이 땅에서 태어난 한국인, 지금까지 살고 있는 한국인보다 더 잘한다. 나보다 우리말을 더 잘하는 서양인도 있었다. 그런가 하면 중국인이나 일본인이 함께 출연한 프로그램을 보면, 잘하기는 해도 서양인들만큼 잘하지 못한다. 뭔가 서툴고, 어색하다. 서양인들만큼 유창하지도 않다. 왜 이런 미묘한 차이가 느껴지는 것일까. 나만 그런 것일까. 방송이란 특성상 '대본'이라는 것이 있다. 이것으로는 설명이 잘되지 않는.. 2023. 11. 5. [20] 단풍 나무 단풍 나무 저 나무 대문 옆에 자리잡고서 집을 지키네 올 여름 옆 소나무 베여 쓰러져 대지(大枝) 잃었네 때가 되니 붉은 바람 언제나 이름 단풍(丹風)이라네 [일기] 오늘(2023.11.4) 일찍이 글 하나 써서 블로그에서 발행하고 연기 조금 마시러 현관 문 앞에 섰다. 불 댕기니 연기 피어오르고 연신 마셨다. 고개 돌려 대문 바라보는데, 저 단풍나무가 보였다. 올 여름 아내랑 둘이서 소나무 굵은 줄기 베어내기로 하고, 톱질을 바꿔가며 했다. 한참만에야 갈라지는 소리 내더니, 조금 더 톱질하니 마침내 넘어갔다. 가지라기 보다 한 그루 나무만한 것이 넘어가며 저 단풍나무 큰 가지 하나와 작은 몇을 뿌러뜨렸다. 작살낸 것이다. 그때 그 일이 생각난 것이다. 좀 더 생각하니, 저 나무 이름이 왜 단풍일까 하는.. 2023. 11. 4. [19] 구용(九容), 몸가짐 아홉 앞의 글 "구사"(九思)에서 네 번째가 용모에 관한 것이다. 용모를 공손히 할 것을 잊지 않고 늘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다. 몸의 모습을 의젓하게 하고, 단정하고 씩씩하게 할 것을 생각해야 한다고 했다. 그렇다. 우리가 남을 만나 처음 보게 되는 것이 그 사람의 외모가 아닌가. 외모보다 마음씨라 하면서도, 외모부터 본다. 외모로 그 사람을 평가한다. 옛 말에 "신언서판"(身言書判)이란 말이 있지 않은가. 몸과 말, 글(씨)과 생각(판단)을 통해 그 사람의 품격을 판단했던 것이다. 몸[身]이 맨먼저다. 몸은 말없이도 말을 한다. 이 말을 '몸말'(body language)이라 한다. 몸이 하는 말이다. 입이 하는 말을 구어(oral/spoken language)라고 한다. 글이 하는 말을 문어(written.. 2023. 11. 4. [18] 구사(九思), 생각할 것 아홉 글을 잘 지으려면 모름지기 생각을 많이 해야 한다고 했다. 이 말을 보고들을 때마다 몇 가지 의문을 품게 된다. 무엇을, 무엇에 대해 생각을 많이 해야 글을 잘 지을 수 있다는 말일까. 생각을 어떻게 해야 글짓기를 잘 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일까. 생각을 많이 하기만 하면, 좋은 글을 쓸 수 있다는 뜻은 물론 아닐 것이다. 생각에 대해 생각해본다. 심리학의 용어로는 '초인지'(metacognition)다. 생각이란 생각하는 행위(동사)다. 생각은 외물에 대한 마음의 반응이다. 또, 마음에서 일어난 생각이 자극이 되어 또 다른 생각을 하기도 한다. 그리고 이런 행위로 말미암아 마음에서 생기는 그 무엇(명사)이기도 하다. 이때 말하는 생각이란 곧 무엇을 생각하는 행위를 거쳐 마음 속에 갖게 된 어떤 것이다. .. 2023. 11. 3. 이전 1 ··· 17 18 19 20 21 22 23 ··· 25 다음